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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좋은 학교 찾기 (1)

 생애 최초 학교 입학, 상급학교로 진학을 앞둔 아이가 있거나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가정은 학교 선택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좋은 학교와 학군(School District)이 있어서 검색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내 아이에게 맞는 좋은 학교를 찾는데 도움이 되는 몇가지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미국 학교 특징

한국과 가장 다른 미국 교육의 특징, 교육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사회 환경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은 차이점은 "다양함"입니다. 지나치게 다양합니다.  뭐든 '미국은 이렇다' 하고 한마디로 퉁쳐서 설명하는 것은 늘 어렵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간단하게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부, 연방정부가 제시하는 교육과정이 없습니다.  한국의 '0차 교육과정' 이런 것이 없습니다. 의무교육 기간도 주 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나라 전체에 일괄적인 영향력을 가진 교육과정을 만들려고 시도를 하기는 했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커먼코어 커리큘럼(Common Core State Standards Initiative) 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주 정부가 협조/채택하지않으면 소용없습니다. 

미국교육의 실질적인 주체는 주 정부, 지역의 교육구(School Districs)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지고 있는 권한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고 미국의 학교를 보시면 됩니다. 주정부는 교육정책의 대강을 결정하는데 의무교육의 연한이나, 교원자격증 수여,  교육구 예산 편성 및 배분 등을 맡습니다.
교육구는 의사결정기관 또는 자문기관으로서 교육위원회가 각종 정책 수립, 의결 또는 자문하며, 교육감이 선거에 의해 선출됩니다 (이 또한 주 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 돈이 기준이 되고는 하지요. 돈이 말을 하고, 돈이 일을 합니다. 미국의 교육도 그렇습니다. 한국 재산세와 비슷한 지역의 부동산보유세 대부분이 그 지역 학교들에 사용됩니다. 교육비는 연방정부, 주정부, 시또는 카운티(County)가 부담하는데, 연방정부 지원금은 약 7~8%정도 입니다. 그러니 같은 교육구의 학교라도 비싼 집들 많은 부자동네 학교가 좋을 수 밖에요. 미국에도 좋은 학군 있습니다. 학군이 좋다고 소문나면 집 값도 덩달아 오르고요. 달걀과 닭의 관계일까요?
 
그런데 '좋은 학교'에 대한 평가는 개인적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공부 많이 시켜서 대학진학률이 좋은 전통적인 의미의 아카데믹 학교를 선호하지만 누군가는 다양한 인종이 함께 모이는 것이 싫을 수 있고, 종교적인 교육에 비중을 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학교를 검색하고 선택하기 전에 '나는 또는 우리는 자녀에게 어떤 교육을 시키고 싶은가' 생각하면 좋습니다. 거창하게 말해 양육자의 교육철학이 분명하면 정신없이 제각각인 미국의 학교들 중에서 아이에게 맞는 학교 찾기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립학교의 가치

자 그럼 그 생각에 따라 우선 결정해야 할 학교의 형태는 사립과 공립입니다. 
교육의 내용면에서 공립학교와 거의 비슷한 한국의 사립학교와는 크게 다른 미국 사립학교의 특징은 역시나 돈, 학비입니다. 연방정부나 주 정부, 교육구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않으니 커리큘럼에 대한 간섭도 거의 없습니다.

지역의 유명한 사립 학교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표준화 된 테스트에서 공립학교 학생들보다 점수가 높지만 학생들의 배경을 고려한 NCES (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의 2006 년 연구는 다른 이야기를 말했습니다. 4 학년과 8 학년을 대상으로 비교한 이 연구에서 사립 학교 학생들이 8 학년 독서에 능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공립학교 학생들이 독서와 수학에서 사립 학교 친구들과 거의 비슷하거나 더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같은 해 일리노이 대학에서 공립과 사립, 차터스쿨(뒤에 따로 설명하겠습니다)의 수학 점수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수업 환경을 고려하면 공립학교가 더 좋은 성적을 냈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공립보다는 사립이 작은 클래스 사이즈,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등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그에 따른 학습성취도 결과도 우위에 있다는것이 일반적 인식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현실적으로 사립이냐 공립이냐를 결정 할 수 있는 근본적인 조건은 교육환경 자체보다는 부모의 경제적인 능력입니다.

EducationData.org에 따르면 2021년 8월 기준 미국의 22,440개 사립 초중고교의 연평균 수업료는 12,350달러라고 합니다. 팬데믹 이전 자료이니 지금은 훌쩍 올랐겠지요. 또 다른 업체 프라이빗 스쿨리뷰가 조사한 캘리포니아의 평균 사립 학교 수업료는 연간 16,837달러(2024년 기준)입니다. 사립 초등학교 평균 수업료는 연간 16,022달러, 사립 고등학교 평균 수업료는 연간 21,974달러입니다. 어마어마한 물가로 유명한 베이지역,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의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종교 및 세속 학교의 평균 사립학교 수업료는 초등학교의 경우 약 23,000달러, 고등학교의 경우 42,000달러가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평균적인 숫자들 뒤에는 매우 다양한 수치가 더 있습니다. 소위 +알파라고 부르는 기부금과 각종 비용들입니다.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필요한 금액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적은 숫자이지만 학교측으로부터 파이낸셜에이드, 학비 보조를 받는 학생도 있습니다. 아무튼 미국의 사립학교는 영리기관으로 봐도 크게 오해하는 것 같지않습니다. 

몇 달 다니고 마는 곳 아니고 아이들의 학교 친구들과의 생활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서글프게도 사립학교 생활을 몇 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부모의 재정적 능력이 사립학교 선택의 우선 조건인 것 같습니다.
2015년의 연방센서스국의 자료를 보면 K-12학년의 자녀를 가진 연수입 $75,000이상의 960만 가정 가운데 87%가 공립학교를 보내고 있으며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비율은 11%로 나타났습니다.(3%는 사립과 공립 두 곳에 모두 자녀를 보내고 있음) 
미국 사회에서 사립학교란 단순히 학교의 운영 권한이 공립 기관이냐 사설 기관이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모의 경제력·교육수준·학교 명성·교사의 질 등을 바탕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의 개념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 전체 사립학교 검색은 개별적인 사이트들이 많지만 미국 교육부 사이트인 nces.ed.gov/surveys/pss/privateschoolsearch 에서 하시면 도움이 될 것 입니다.


🤓글이 길어져서 공립학교는 다음 포스트에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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